너누리[삼척동자] 2011. 8. 9. 17:39

 

 

 

친구가

놀러올때사온

꽃치자 꽃 화분에서

작년에이어또 꽃이핀다

다녀간 친구의 맘이 늘 내곁에 있나보다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치자꽃 전설  /  박 규 리

 

 

 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 
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 
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 
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 

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놓고 
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 
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 
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 

목탁소리만 저 홀로 바닥을 뒹굴다 
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 
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 

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 

오늘따라 가랑비 엷게 듣는 소리와 
짝을 찾는 쑥꾹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 .
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 
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 

사랑하는 일이야말로 
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 것 같았습니다 
한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 
한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 

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

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빛 등도 
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그만 싫어 
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 

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앉았습니다.